보스턴의 서점들
보스턴은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천국이다. 프루덴셜 보험회사 50층 스카이워크(SKY WALK)에서 아름다운 보스턴의 전경을 감탄하면서 감상한 후 1층 몰로 내려오니 반스 앤 노블즈(Barns & Nobles)라는 커다란 책방이 있어서 지도책을 살 겸 둘러보았다. 그런데 서점 양옆에는 테이블과 의자가 주욱 놓여있고 사람들이 한가로이 책을 읽고 있었다. 보스턴 서점의 특징은 서점에서 아무나 책을 골라 옆 테이블에 앉아 하루 종일 읽어도 눈치 주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서점에서 오히려 책을 읽고 가라고 의자와 테이블을 다량 준비해 놓았다. 책방 안에 스타벅스 같은 커피숖이 있어서 책을 여러 권 뽑아들고 커피를 마시며 종일 책을 읽고 가는 사람도 있다. 그들이 읽고 난 후에 여기 저기 흩어 놓고 간 책들을 서점 직원들이 서가에 꽂아놓느라 분주하다.
이 서점뿐만 아니라 하버드대학 근처를 비롯해서 보스턴에 유난히 많은 서점들이 이와 같이 매일 쏟아져 나오는 신간서적들을 무료로 읽을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다. 하버드, MIT 외에 보스턴 대학, 버클리 음대, 브랜다이스 대학, 노스이스턴 대학, 터프츠 대학 등 우리가 잘 아는 대학을 포함해서 54개의 대학이 있는 이곳 보스턴의 학생들은 그 우수한 두뇌로 매일 여기저기서 개최되는 세계적 석학들의 강좌를 골라 듣고 매일 쏟아지는 신간 서적들을 맘 놓고 읽으면서 충분한 지식의 세례를 흠뻑 받으며 지낼 수 있는 것이다. 알고 보니 보스턴 뿐만 아니라 대학도시들 대부분이 이와 같은 방식으로 자유롭고 편안하게 책을 펴보고 읽다가 갈 수 있도록 운영되고 있었다.
백베이 - 프루덴셜 빌딩과 크리스찬 사이언스 플라자
프리덤 트레일 구역이 보스턴의 구시가지라면 백베이는 신도시라 할 수 있다. 백베이의 중심부는 뉴베리(Newbury street)다. 호텔과 쇼핑의 거리다. 보행로가 널찍하여 여유있게 걸을 수 있고, 반지하로 내려가는 외부계단으로 다양한 조형물을 연출하며 파라솔과 테이블을 놓아 포인트를 준 레스토랑과 카페, 그리고 곳곳에 그림이 가득한 갤러리와 반 육각형의 큼직한 돌출창 안에 개성있게 진열되어 있는 명품가게가 모두 즐길거리다. 주머니가 가벼운 우리는 명품가게는 윈도우 구경으로 만족하고 코플리 광장(Copley square)으로 갔다. 코플리 광장을 중심으로 대단한 건축물들이 자리잡고 있다. 올드 사우스 교회(1874년), 트리니티 교회(1877년), 보스턴 공공 도서관(1895년), 페어몬트 코플리 플라자 호텔(1912년), 존 핸콕 타워(1975년)는 모두 미국 건축계의 위대한 작품들로 평가받고 있는 주옥같은 건물들이다.
프루덴셜 보험회사 50층 스카이워크에서 내려다 보는 보스턴의 전경이 아름답다. 찰스강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는 백베이와 캠브리지의 원경이 그야말로 안구를 정화시킨다. 건물의 동쪽 바로 아래는 백베이의 유명한 쇼핑거리가 보이고 멀리는 보스턴 시내의 고층빌딩들이 한 눈에 들어온다. 건물의 서쪽 바로 아래쪽을 굽어보면 인상적인 공간이 눈에 띈다. 우선 매우 긴 거울 연못(Reflection Pool)과 하얀 비잔틴 돔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거울 연못 끝에 있는 부채꼴 건물과 그 너머 길 건너에 파랗게 녹이 슨 청동 지붕을 뒤집어 쓴 붉은 벽돌 건물인 보스턴 심퍼니 오케스트라 홀도 선명하다.
내려와서 보니 이 공간은 ‘과학자 예수 제일 교회(The First Church of Christ, Scientist)'의 영역이었다. 거울 연못을 중심으로 화려한 돔 건물은 이 교회의 본당이고, 그 옆에 수십 개의 둥근기둥을 나란히 세워놓고 낮고 길게 누워있는 무채색의 콜로네이드 건물은 노스이스턴 대학교(Northeastern University), 그 건너편 고층건물은 크리스찬 사이언스 모니터(The Christian Science Monitor) 신문사, 다시 기독교 과학 주일학교가 부채꼴 모양으로 끝을 차지하고 있다. 17,000평의 대단히 큰 도시 블록 전체가 콘크리트로 세련되게 구획되어 쉼의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우선 이 교회의 정체는 무엇일까? 예배 시간에 성경과 아울러 창립자 메리 베이커 에디(Mary Baker Eddy)여사가 지은 책 ‘과학과 건강 그리고 성서를 여는 열쇠 (Science and Health with Key to the Scriptures)' 를 같이 봉독한다는 점에서 문제점이 보인다. 창립자는 성경을 읽고 불치의 병을 고친 치유경험을 바탕으로 성서의 과학으로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미국의 문선명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이 교회는 이곳 엄청난 건물들이 보여주듯이 교회가 보유한 막대한 재산을 통해 신문사를 설립하고 미국은 물론 전세계에 교세를 확장해왔다.
교회 건물은 19세기 말에 지은 로마네스크 건물에 20세기 초에 거대한 비잔틴 돔 건물을 증축하여 매우 아름답고 웅장하며 세계적으로 손꼽힐 만큼 큰 파이프 올갠이 금빛 찬란하게 설치되어 있다, 교회 뒤편의 도서관에 있는 마파리움(Mapparium)은 3층 높이의 유리공 안에 그려진 1935년 세계지도 위에 찬란한 LED 빛이 비추는 가운데 공의 한가운데에 있는 투명유리 다리를 건너면서 세계의 중심에 서보는 경험을 해 볼 수 있다. 거울 연못은 길이가 200m나 되는 엄청난 규모로 가물거리는 맞은편 끝에는 꽃모양의 분수가 솟구친다. 해가 지고 조명이 비치는 거울 연못과 주위의 야경이 색다른 아름다움으로 다가온다. 창립 100년이 넘는 신문 크리스찬 사이언스 모니터는 퓰리쳐상을 7개나 받은 유력지이나 경영난으로 2009년에 일간에서 주간으로 변경하며 명성이 바래고 있다.
멀리서 보는 프루덴셜 건물은 주변의 고층빌딩에 비해서 특징이 없는 모습이나 건물 안으로 들어가면 화려한 쇼핑몰이 열십(十자)로 늘어서 있고, 건물 안팍 주변 일대의 엄청난 면적이 실내외 공원으로 일반에게 개방되어 있어 즐거운 광장을 제공하고 있다.
'NEW ENGLAND' 카테고리의 다른 글
뉴포트 (0) | 2014.03.23 |
---|---|
보스턴4 - 하버드 대학교 (0) | 2014.01.15 |
보스턴2 - 프리덤 트레일 (0) | 2014.01.15 |
보스턴 1 (0) | 2014.01.15 |
데드햄 (0) | 2013.12.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