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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ENGLAND

빈티지 생태도시 뉴욕

<하이라인 철도공원> 지상 9m 높이의 하이라인 철도공원에 올라서면 아름다운 정원 아래로 도심의 분주한 일상생활을 내려다 볼 수 있고 또한 빌딩 사이사이로 보이는 허드슨강과 부두 창고, 곳곳의 늘씬한 고층빌딩과 낡고 어두운 옛 건물들이 어울려 신선한 빈티지의 미를 만날 수 있다.

 

서울에 청계천이 있다면 맨해탄에는 하이라인 철도공원이 있다. 맨해탄을 세로로 가르며 달리던 고가철도가 1980년에 운행이 중단되어 도심의 흉물이 된 것을 10년간 계획하고 3년이상 공사하여 철로길을 그대로 살려둔 채로 그 사이사이에 아름다운 꽃과 잔디, 나무를 심어 독특한 도심생태공원을 조성하였다. 첼시지역 14번가부터 30번가 까지 약 1.6km의 아름다운 철길 정원이 지상 9m의 높이에 조성된 것이다. 하이라인공원에 올라서면 아름다운 정원 아래로 도심의 분주한 일상생활을 내려다 볼 수 있고 또한 빌딩 사이사이로 보이는 허드슨강과 부두 창고, 곳곳의 늘씬한 고층빌딩과 낡고 어두운 옛 건물들이 어울려 신선한 빈티지의 미를 만날 수 있다. 청계천이 낡은 것을 뜯어내고 콘크리트로 도배했다면, 하이라인파크는 낡은 철도를 뜯어내지 않고 그대로 활용하였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또 한가지 빈티지의 미학은 첼시마켓에서도 만날 수 있다. 1900년경에 세워진 공장이 이전하고 커다란 건물만 볼품없게 남아있던 것을 기존의 벽돌벽을 그대로 활용하여 현대적 인테리어를 가미함으로써 건물 내부 공간에 색다른 미적 공간을 조성하여 여러 빵집과 수산식품점등 다양한 업소를 입점시켜 시민들의 이색적 문화공간이 되었다. 시장 건물의 바닥은 백여 년의 역사가 묻어나 반질반질 윤이 나고, 기존 공장에 남아있던 투박한 돌들을 활용해서 만든 반들반들 두꺼운 돌의자, 돌벤치, 돌장식등이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느낌을 주는데 매료되어 주민들은 물론 관광객들 까지 필수적으로 찾아오는 명품 시장이 되었다. 낡은 것을 뜯어내고 삐까뻔쩍하게 새 것을 지어야 직성이 풀리는 한국인들에 비해 하찮은 공장건물마저 역사가 묻어나는 문화상업공간으로 만들어 내는 뉴욕커들의 상상력은 높이 사줄만 하다. 50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서울에는 궁궐 외에는 역사유적을 찾아볼 수 없으되 200년 역사의 미국에 수 많은 역사유적이 즐비한 것은 아이러니가 아니라 역사의식의 문제다.

 

 

뉴욕의 대표적 아이콘은 자유의 여신상과 엠파이어 스태이트 빌딩이라 할 수 있다. 3층집만 보아도 높이 우러러보던 내 어린 시절에 전설같이 듣곤 하던 102층짜리 빌딩이 미국 뉴욕에 가면 있다고 했다. 난생 처음 뉴욕을 찾았으니 아니 갈 수 없잖은가? 그 정도 높이면 맨해턴 어디서도 우뚝 솟은 모습을 볼 수 있으려니 했더니 5애비뉴 34번가 주소에 도달했는데도 찾을 수가 없다. 건물 보수용 가설재 판자 지붕 터널을 지나서 코너를 돌더니 울부인이 손을 들어 건물을 가리키며 바로 엠파이어 스태이트 빌딩이란다. 실망스럽다. 뉴욕 최고의 빌딩이 머리를 빼꼼이 들어 올려 확인해야 겨우 보이는 것이다. 그야말로 'one of the tallest buildings'이다. 지붕까지 331m, 안테나 첨두까지 443m. 1931년에 완공되어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로 명성을 날리다가 1972년에 월드 트레이드 센터에 그 명성을 양보했다가 2001년 9.11사태로 다시 뉴욕에서 가장 높은 빌딩의 자리를 되찾는 행운(?)을 얻는 숙명의 건물이다. 20세기 말에 세계 최고 빌딩 짓기 경쟁이 벌어지면서 엠파이어 스태이트 빌딩은 현재 세계 22위, 미국 4위의 고층빌딩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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