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잉글랜드 여행은 뜻밖의 행운이었다. 미국 최고의 휴양지로서 동부 미국인들이 즐겨찾는 산과 바다 그리고 호수의 아름다운 자연을 파릇파릇 새싹이 돋는 봄날에 만끽할 수 있었다. 미국 식민지 개척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곳, 미국 독립의 기운이 싹트고 독립전쟁이 치열하게 전개된 흔적을 생생하게 간직하고 있는 곳, 미국 역사의 치욕이라 할 수 있는 노예제의 폐지를 외치며 남북전쟁을 주도한 곳이 바로 뉴잉글랜드였기에 미국의 역사를 재미있게 둘러볼 수 있었다. 신앙의 자유를 찾아 목숨을 걸고 찾아 나선 신세계에서 청교도들이 하나님의 나라를 그 땅위에 건설해보려고 부단한 노력을 경주하여 이룩한 거룩한 도시들의 과거와 현재를 살펴보는 것은 나로 하여금 순례자의 길을 걷게 하였다. 미국의 정신, 미국의 양심이라 할 수 있는 위대한 인물들이 활동하던 현장을 방문한 것은 그 분들의 책을 읽는 것의 몇 배의 진한 감동과 깨달음을 주었다.
뉴잉글랜드는 미국 북동부 지역의 6개주, 즉 매사츄세츠주, 코네티컷주, 로드아일랜드주, 뉴햄프셔주, 버몬트주, 메인주를 일컽는다. 영국을 떠난 청교도들이 만난신고 끝에 처음 도착한 미지의 땅이 매사츄세츠만 일대였으며, 점점 이주자가 늘어나고 인구가 증가하면서 인근 지역으로 주거지가 확대되면서 각자의 자치를 실현해 나간 곳이다. 미국이 태동한 곳이며, 절대 지배자를 배제하면서 조심스럽게 주민 상호간 협약을 맺어 주민자치를 실현해서 세계 최초의 독특한 국가 형성 과정을 실험해서 성공시킨 곳이다. 위대한 역사와 숭고한 신앙과 진실한 선각자들과 최고의 대자연을 모두 만날 수 있는 여행지라고 추천하고 싶다.
이번 여행은 딸의 미국 대학 졸업식 참석 길에 기획된 것이면서 나의 직장생활 38년을 마치는 정년퇴직 기념 여행으로 마련된 여행이다. 나는 과거 유럽과 미국 서부를 한 열흘씩 렌터카로 여행을 한 경험이 있어서 이번에도 자유 일정을 잡아 렌터카로 편안하게 여행하고 싶었다. 여행 루트는 딸의 학교가 있는 뉴욕주를 중심으로 찾아보다가 내 취향에 딱 맞는 뉴잉글랜드를 찾아낸 것이다. 뉴잉글랜드는 뉴욕주와 붙어있는 미국 북동부 지역으로서 다소 생소한 지역이지만 흔히 알고 있는 초기 미국사의 상식, 즉 메이프라워호, 플리머스, 독립전쟁, 남북전쟁, 청교도 등의 상식과 관련 있는 익숙한 곳이기도 하다. 또 한 가지 장점은 넓은 미국 땅에서 자동차 여행을 하려면 관광지 간 거리가 멀어서 이동거리가 길고 자동차 운행 시간이 길어서 여행이 효율적이지 못하고 운전하는데 너무 많은 정력을 소모하는데 반해서, 뉴잉글랜드는 소규모 면적의 주가 옹기종기 몰려 있고 곳곳에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아름다운 관광지가 위치하고 있어서 이동거리가 짧아 부담 없이 자동차 여행을 할 수 있고 다양하고 기품있는 숙박시설이 산재해 있는 것이다.
역사 뿐 만 아니라 자연도 바다와 산과 호수를 고루 만날 수 있다. 컬럼버스가 인도를 찾아가려고 미지의 바다를 항해하다가 세계사를 바꾼 신대륙을 발견하게 된 그 대서양을 실컷 만끽할 수 있다. 대서양 해안을 따라 뻗은 고속도로를 달리며 바라보는 광경은 가슴 벅찬 여행이다. 애팔래치아 산맥이 남북으로 이어지며 형성한 산악지대가 뉴잉글랜드 지역을 관통하면서 만들어 주는 미국 최고의 휴양지의 모습과 전설적 이야기들은 여행의 백미라고 할 수 있다. 말로만 듣던 거대 호수 오대호 뿐 만 아니라 이제까지 들어보지도 못한 호수들이 뉴잉글랜드 지역 곳곳에 산재해 있는데 그 규모와 아름다움이 상상을 초월한다.
약 한 달간의 짧은 여행이었지만 오래 기억하고 싶은 것도 많고 어린 시절 듣고 읽고 배운 내용을 다시 한 번 되뇌이고 싶기도 하고 내가 느낀 바를 남과 나누고 싶은 생각도 있어서 글을 써서 정리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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