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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ENGLAND

나이아가라 폭포

스캐니아틀리스(Skaneateles)에서 오전에 도심과 호숫가를 산책하며 다니다가 점심을 먹고 나이아가라 폭포를 향해 출발했다. 뉴욕주 북부지방을 동에서 서로 가로선을 긋듯이 달려서 캐나다의 국경까지 이어지는 주간고속도로 90번을 타고 145마일 약 2시간30분을 가면 나이아가라강을 사이에 두고 캐나다와 접하는 나이아가라 폭포를 만난다. 오대호 중 하나인 이리호의 동북쪽 끝에서 북쪽에 있는 온타리오호로 흘러가는 나이아가라강이 지반의 높이 차이로 강이 통째로 폭포가 되어 떨어지는 장관을 연출한다.

 

폭포의 도시 나이아가라폭포시티에 도착해서 숙소를 찾아 다니는데 동네가 생각보다 너무 쇠락한 느낌이 들어 이상했다. 번듯한 건물은 별로 눈에 안띄고 주변 변두리 위성도시를 찾아온 것 같은 분위기다. 세계 최고의 관광지라 할 수 있는 관광도시의 이미지와는 너무 동떨어진 모습이었다. 사람들에게 여기가 나이아가라 폭포가 맞느냐고 두 번이나 물었더니 5분만 걸어가면 폭포를 볼 수 있다고 하며 웃는다.

 

숙소에 짐을 풀고 카메라를 들고 폭포 야경을 보러 나갔다. 예상과는 달리 파크에서 바라보는 폭포는 그리 대단해 보이지도 않았다. 폭포가 떨어지는 소리가 귀청을 때리는 굉음을 낼거라고 상상을 했는데 전혀 그렇지도 않았다. 강 건너 캐나다 쪽에서 비추는 조명으로 폭포의 아름다운 야경이 연출되었다. 폭포는 전모를 드러내지 않고 어깨쭉지만 슬쩍 보여주었다. 사람들이 반드시 캐나다로 건너가서 폭포를 보아야 한다고 말한 이유를 알만 하다.

 

5월24일 아침에 일어나서 폭포 전망탑으로 갔다. 남쪽에서 북쪽으로 흐르는 강의 물줄기를 반으로 나눠서 국경을 긋고 동쪽은 미국에 서쪽은 캐나다에 속한다. 폭포가 약간 서쪽을 향해 낙하하기 때문에 미국땅에서는 주로 폭포의 윗부분만 보이고 떨어지는 장관이 잘 안 보인다. 그래서 미국에서는 캐나다 국경선까지 데크로 연결한 전망탑을 폭포의 아래쪽 강에 세워서 폭포를 조금이라도 더 조망할 수 있게 만들어 놓았다. 전망탑의 승강기를 타고 폭포 아래쪽 강으로 내려가서 폭포를 올려다보며 감상할 수 있게 했다. 그 마저도 돌아앉아 떨어지는 폭포의 일부분만 보인다. 그렇지만 폭포수의 물이 흩뿌리며 날아오기 때문에 비닐 우의를 입지 않으면 다가가기도 어렵다.

 

물보라를 맞으며 호들갑을 떨다가 다시 올라와서 조금 걸어서 다리를 건너 고트섬으로 갔다. 고트섬에서는 캐나다쪽 말발굽 폭포의 상당부분과 미국쪽 폭포를 모두 볼 수 있어 나이아가라 폭포를 전반적으로 조망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폭포의 윗쪽에서 내려다보는 셈이어서 완벽한 전망은 아니다. 전망대쪽 보다는 고트섬과 그 옆의 작은 루나섬에서 보는 폭포가 훨씬 가깝고 조망이 좋다고 생각되는데 이상하게 전망대쪽만 사람들이 바글바글하다.

 

이리호에서 온타리오호로 흘러가는 나이아가라강이 50m의 낙차로 떨어지기 직전에 고트섬을 만나 수량이 캐나다쪽 6 : 미국쪽 1의 비율로 나눠지고, 미국쪽 폭포는 또다시 자그마한 루나섬을 만나 한 줄기 '신부의 베일 폭포(Bridal Veil Falls)'를 떼어준다. 그러고 보니 이리호와 온타리오호는 나이아가라강(길이 56km)으로 연결되고, 온타리오호와 대서양은 세인트로렌스강(길이 )으로 연결되어 하나의 물줄기로 이어지면서 미국과 캐나다의 국경을 만들고 있다.

 

 

 

 

 

 

점심을 먹고 다시 전망탑으로 가서 수직으로 떨어지는 어마어마한 강물을 바라보면서 물벼락을 맞으며 가는 배 ‘Maid of the Mist'(안개 아가씨호)를 탔다. 배는 국경을 넘어 캐나다쪽 깊숙이 들어가 폭포를 정면으로 바라보며 나아간다. 캐나다쪽 관광객이 더 많기 때문에 캐나다쪽 배는 만원인데 비해서 미국쪽 배는 널널하여 사진 찍기도 좋고 전망도 좋았다. 똑같은 폭포지역을 관람하는데 캐나다쪽은 운임도 비싸고 사람도 많아 불편하니 우리가 땡잡은 셈이다. 안개 아가씨호를 타고 폭포 가까이 근접하는 것은 대단한 감동이었다. 폭포를 정면에서 와이드 화면같이 보는 것이어서 하얗게 쏟아지는 폭포의 모습은 멀리서 바라보는 폭포의 느낌과는 전혀 다른 웅장함과 스펙터클이 있었다. 비닐 비옷을 입고 물보라를 뒤집어쓰며 바라본 나이아가라 폭포는 위대한 걸작이었다. 배를 타고 온몸으로 폭포를 경험해보지 않고는 폭포를 보았다고 할 수 없을 거 같다.

 

 

 

캐나다쪽에서 정면으로 바라보는 나이아가라 폭포의 모습이 더 멋있고 특히 미국 폭포에 비해서 수량이 훨씬 많은 말발굽 폭포를 통째로 볼 수 있다고 해서 먼저 다녀간 사람들이 반드시 레인보우다리를 건너 캐나다로 입국해서 폭포 관광을 하라고 신신 당부를 했건만, 우리는 안개아가씨호를 타고 충분히 폭포를 만끽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서 캐나다행을 포기했다. 스카일론 타워나 미놀타 타워를 올라가서 폭포 전경을 내려다보고 번화한 캐나다 거리를 거닐어 보지 못하는 것이 약간 아쉬웠지만 폭포는 충분히 보고 경험했다고 생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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