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잉글랜드 부록

부시맨 뉴욕 입성기

솔솔숲 2014. 4. 7. 12:46

드디어 장장 15시간의 비행 끝에 뉴욕 라과디아 공항에 발을 디뎠다. 이제부터 나는 부시맨이 되는 것이다. 모든 것이 낯설고 모르는 것 투성이므로 부시맨처럼 맨땅에 헤딩하며 내 총명한 머리로 하나 하나 깨달아가며 지식을 축적하며 생존해야 한다.

 

깨달음 1

저렴한 할인티켓 덕분에 공항 통관을 마치니 밤10시가 되었다. 우선 내가 오늘밤 묵어야할 호텔에 연락해서 셔틀버스를 얻어 타고 숙소로 가야 노숙자 신세를 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한국 휴대폰으로 미국 땅에서 미국으로 전화를 걸 때 미국 국가번호 1을 눌러야 하나 말아야 하나? 부시맨은 모른다. 1번을 누르고 호텔 전화번호를 누르니  쌀라쌀라 씨부렁거리는 기계음 소리가 들린다. 다시 1을 빼고 전화번호만 누르니 호텔이 연결된다. 셔틀버스를 어디서 타야하느냐 물으니 곧 온단다. 기다리자. 아하! 미국땅에서는 한국전화기로도 국가번호를 안 누르고  전화하는 것이로구나!

 

깨달음 2

호텔에 도착했으니 어머니께 무사 도착 전화를 드려야겠다. 그런데 한국 국가번호 82를 눌러야 하나 말아야 하나?  울각시와 국가번호를 눌러야 한다 않아야 한다 논쟁이 붙었다.  울각시는 국가번호를 넣고 딸 전화번호를 눌렀고,  나는 국가번호를 안 넣고 어머니 전화번호를 눌렀다. 모두 통화가 되었다. 아하! 전화기 마다 다르니 알아서 해야하는구나!

 

깨달음 3

이제 미국시간으로 몇 시가 되었나 환산해 볼 요량으로 내 전화기의 시간을 보니 이미 미국시간으로 변해 있었다. 아하! 스마트폰은 똑똑해서 알아서 현재 위치의 표준시간을 알려주는구나!

 

깨달음 4

딸에게 빌려온 넷북을 꺼내 인터넷 연결을  시도해본다. 연결이 되는 것인지 안 되는 것인지 화면 하나 넘어가는데 5분은 걸리는 것 같다. 큰일이다. 이 넷북에 의지해서 남은 일정동안 호텔 예약을 비롯해서  구글지도를 통해 촌구석을 구석구석 뒤지며 돌아다녀야 하는데 이를 어쩐다냐? 한숨을 쉬며 넷북을 집어던지고 샤워부터하고 나와 넷북을 가방에 넣으려고  또닥또닥 눌러보니 인터넷이 정상적으로 잘 연결된다. 아하! 한국 기계는 집어던지면 잘 작동하기 시작하는구나!(??)